가을이 몰려옵니다.

01 8월 가을이 몰려옵니다.

여름 한철을 다보내고 나서야 나는 뒷산엘 올랐습니다.  찌는듯한 더위와 노도 같은 폭우속에 묵묵히 안녕한 줄만 알았던 산이 얼마나 힘든 계절을 보내며 서있었는지를 속으로 들어가 허연 옷자락을 들춰보고야  비로소 읽어 낼 수가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산길이 끊기고 산중턱은 엄청난 산사태로 숲의 일부가 사라져 버린 채 놓여져 있었습니다. 나는 허연 돌들과 여기저기 나무들이 쓰러져 누운 산사태의 현장에 몸을 잠시 쉬이고 지난 계절의 물소리를 상상하여 보았습니다. 벼락이 치는 물소리, 나무가 뿌리채 뽑히고 황토가 쏟아지던 그 현장, 자연의 무서운 힘을 상상하며 전율을 느꼈습니다. 산자락을 따라 다시 올라 갑니다. 힘든 한철을 보낸 산이지만 그래도 산은 풍요로웠습니다. 여기 저기서 알밤들이 떨어져 구르고 있었습니다. 가을이 몰려 오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 갓 태어난 꺼벙이들이 숲속을 이리저리 혼란스럽게 자각대며 달아납니다. 싸리나무엔 노란 가을색이 배이고 정상에서 쓸어내리는 땀속으로 가을바람이 배여 옵니다. 가을입니다. 가을이 무섭게 몰려오고 있습니다. 한숨을 깊게 돌리며 잘 살고 있는지, 남은 시간은 무엇에 전념을 해야 할지 뒤돌아 보아야 할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지난봄에는 풍수를 공부하며 성공과 자기계발의관계를 열심히 궁리하고 정리하였습니다. 유난히도 산을 쳐다 보던 시간이 많던 철이었습니다. 좋은 터에는 좋은 산의 틀이 있듯이 성공한 사람들의 모습에도 명산의 품격이 흐른다는 것을 지난철에 발견하였습니다. 성공풍수 특강을 할 때 마다 저는 이야기 합니다. 인간은 죽어서 명당을 찾는 존재가 아니라 살아서 명당을 이루는 존재라고. 큰 산에 앉아서 생각해 봅니다. 남은 철도 큰 성공의 틀을 유지하며 차근 차근 살아가야 한다고. 산에는 저녁이 몰려 오고 나그네도 산에서 나왔습니다. 창틀 틈으로 가을의 바람이 밀려 옵니다. 바람이 이야기합니다. 가을이 몰려 오고 있다고. 남은 계절을 잘 갈무리하라고…

경안천 자락에서 김익철 배상
05,09.09(www. haka. 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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