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안의 똥파리를 이 깊은 가을에 생각하여본다.

14 12월 내안의 똥파리를 이 깊은 가을에 생각하여본다.

내안의 똥파리를 이 깊은 가을에 생각하여본다.

 

여름하더니 가을이다. 가을하더니 추위가 몸을 움추리게 한다. 사무실에 참나무장작 1톤을 들였다. 이정도면 부족하지만 겨울 한철, 몸을 녹이고 생각을 녹이며 일의 긴장을 녹이며 커피한잔 할만한 분위기를 제공할 것이고 가끔씩 찾아오는 반가운 객들에게 편안한 힐링을 제공할만하다. 이 가을 갑자기 밀려오는 추위만큼 사회적 분위기도 어수선하고 싸늘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에 기대어 사는 인간이란 생물의 부패와 분노와 갈등에 무심히 자연은 아름다운 가을로 왔다가 저 멀리 사라지려한다. 2016년의 가을, 피해자든 가해자든 우리가 어떤 자타인식에 서 있든 이 땅에서 우리들의 인생에서 단 한번뿐인 가을이 사라지고 있다.

대한민국이 불행한 것은 권력의 부패도 아니요, 그 부패한 현상에 기대어 자신을 드러내려는 집단이나 권력지향자들 때문도 아니다. 어느 위치에 있든 우리 모두가 자신 앞에 서있는 2016년의 가을 한번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가을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채 흘려보내기 때문일 것이다. 신문이든, TV든 온통 최순실, 최순실이 넘쳐흐른다. 그저 허허 웃음만 나오는 시간이다.

어제 저녁에는 식탁에 앉아 아이들에게 물었다. 대통령이 바뀌면 세상은 평화로워질 것이라고 생각하니? 아이가 말한다. “글쎄요” 그 대답이 정답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 다음과 같은 나의 생각을 들려주었다. 인간은 부패한 세상에 맞서 조직을 만들고 권력을 창출하지만 그 순간에 그 조직과 권력은 부패의 위험성에 노출되고 대부분이 그런 부패 속으로 사라진다. 우리 앞의 대통령 그 누구도 이런 현상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없었다. 정의사회를 외쳤지만 자신이 부패했고, 민주주의를 외쳤지만 자신의 아들, 형제, 가족이 부패의 온상이 되어 범죄자의 아버지, 형, 아우, 남편이 되어야 했던 앞서의 권력자들. 왜 이런 현상들이 발생할까?. 그 것은 자신의 가치를 자신의 탐욕을 위하여 사용하려는 자신과 주변부의 똥파리현상 때문일 것이다. 권력자나 예비권력자들의 뒤에서 어른거리는 사람들의 눈빛이나 기운 어디에서도 자신을 넘어선 자들이 지닌 순수한 아우라들이 보이지 않는다. 권력을 이용하고 그 권력을 부패시켜 그 것을 매개로 자신의 탐욕이란 알을 까려는 똥파리의 눈빛만이 권력을 노리는 자, 권력을 확보한자의 어깨너머 그림자로 출렁거릴 뿐이다.

 

권력을 지향한자 내면의 똥파리 의식, 사회적 적을 이용하여 자신의 권력을 탐욕하는 사회적 똥파리, 권력주변부의 권력을 매개로 하려는 똥파리 의식. 사회파괴적 가치를 타인의 불행을 숙주삼아 표출하려는 사회갈등의 똥파리 의식, 이런 의식들이 그곳이 대한민국이든 혼란의 중동이든 미국의 대선판이든 인류가 삶을 지속해나가는 동안 경계해야할 영원한 인간의 본성이고 건강한 질서를 추구하는 인류가 싸워나가야 할 과제이다.

2016년의 대한민국 가을, 어쩌면 우리사회가 성숙하기 참 좋은 계절일 것이다. 시선을 너만을 향하지 않고 반면교사 삼아 나를 향할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사회발전과 민도성숙의 좋은 기회가 있을까.

사회를 성장시키고 발전하게 하는 건강한 역동성의 가치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가치역동성이다. 성숙한 사회와 개인들은 자신의 가치를 자신의 이익에서 찾지 않는다. 사회 속 의미를 통하여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려고 한다. 그 것이 건강한 역동사회의 특징이다. 지금 우리는 우리들 안에 나를 넘어 세상을 향하려는 가치역동성이 건강한지 모두가 함께 돌아볼 시점이다. 내 안과 밖의 똥파리들이 감히 범접하지 못하는 건강한 가치의 면역력, 가치역동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연세대의 송복 명예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사회 리더십의 문제는 리더 천민성(賤民性) 에 있다“ 공감이 가는 표현이다. 권력자든 일반개인이든 자신의 가치를 확산시키지 못하는 탐욕에 기초한 자기집중의 리더는 있으나 가치의 사회적 의미를 성찰하고 펼치려는 가치역동적 참된 노블리즈 오블리제의 리더십은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사회 전반적인 리더들의 천민성, 그리고 사회 일반의 천민성이 오늘의 이런 사회적 똥파리현상을 만들었을 것이다.

이 가을 내일이면 사라질 가을 하늘 잠시 쳐다보고 눈길을 안으로 돌려 잠시 살펴 볼일이다. 내안에 나의 이익을 중심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려는 똥파리 의식들이 버글대고 있지 않은지, 사회가 성숙하려면 단죄를 넘어 성찰로 가야만한다. 가을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기 좋은 계절이고 2016년의 대한민국의 가을은 나부터 안과 밖을 돌아보기 좋은 대한민국의 성숙성과 천민성이 기로에 선 시간이다.

더 이상 비탄해 하지 말자. 우리가 반면교사하여 나부터 성찰하고 성숙할 수 있다면 이 보다 좋은 시절이 어디에 있을까. 다 그 수준만큼 친구를 만나고 배우지를 만나고 권력자들을 뽑게 될 뿐이다. 실망감을 주는 대통령, 한심한 국회의원들, 누가 뽑았을까? 우리의 수준이 뽑지 않았을까. 오늘도 내일도 자신의 성숙성만큼 사회적 행복을 우리는 누리게 될 것이다. 남한산성의 아침, 참나무 장작이 타고 커피는 그 향을 보태고 있다. 참으로 아름다운 가을, 성숙하기 좋은 성숙의 계절이다.

 

2016년 1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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