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가슴에는 떨림이 살아있나요?

01 8월 당신의 가슴에는 떨림이 살아있나요?

주말내내 가랑비가 바람이 불고 비가 오락가락하였습니다. 서재에 앉아 봄의 전령사로서 책임을 다하는 목련의 꽃날림을 바라보았습니다. 사람의 마음이 요동칠뿐 목련은 꽃이 피고 사라짐에도 담담한 순간에의 완벽한 충실이었습니다. 매순간의 변화란 완성이 있을뿐 매순간의 기쁨과 슬픔이란 인간의 뇌가 인지하는 감성의 분류는 없었습니다. 꽃이 피고 비바람을 맞이하고 꽃이 지고 매순간이 충만과 충실 그 자체였습니다.
자연이 담담일지라도 사람인 나 자신은 담담함에 삶을 맡기고 싶지는 않군요. 저번 주에는 지인들에게 그런 말을 했습니다. 열심히 열심히 살지만 나이가 들수록  가슴에는 긴 밤을 설치게 하던 가슴떨림은 화석처럼 존재하고 가슴은 먹먹하기만 한 사실이 슬프다구요. 배고픈 젊은 날에는 연두빛 수양버들이 봄바람에 흔들거릴 때 지나가던 아가씨의 하늘거리던 원피스 차림에도 가슴이 설레이곤 하였는데 이제는 매순간이 통제에 훈련된 로봇처럼 무감각한 무덤덤한 나자신으로 서있곤 합니다.
무엇을 위해 살까요, 가슴떨림이 없다면 그것이 행복일까요. 그것이 삶의 비전일까요. 삶의 형식을 위하여 달려가는 시간 속에서 잠시 그 시간을 벗어나 단 오분이라도 내안에 촉촉한 텃밭을 가꾸는 나만의 가슴 떨림이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열심히 열심히 살아도 가슴떨림이 없는 삶, 가슴 떨림이 줄어드는 시간이라면 잘못 살고있는 삶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요.

누가 저 목련을 <김정희>
새벽녘 솟구치는 고요를 뚫고 密書 당도하다
지구의 가장 내밀한 데서 보내온 별똥별 같은 글자 둘
투명한 잉크로 不屈 이라 쓰여 있는,

2012년 4월 24일 봄이 가는 율동공원사무실에서 김 익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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