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처럼 긍정하십시오.

01 8월 럭비처럼 긍정하십시오.

럭비처럼 긍정하십시오.

긍정이란 말이 흔하게 나도는 시대입니다. 너무도 쉽게 좌절하고 쉽게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세월이기에 긍정이란 말은 희망의 말보다도 절망의 절규처럼 들리기 조차 합니다. 긍정이란 말이 끝없이 휘몰아치지만 들리는 소식은 절망과 자기포기의 이야기가 더욱 많으니 말입니다.

시중의 긍정이란 말에는 환상과 감성이 넘칩니다. 환상과 감성이 차가운 현실의 바람 앞에 부딪히면 모르핀의 약효가 다 떨어진 채 죽어가는 병사의 단말마처럼 고통과 허탈함만이 남습니다.

나는 그냥 긍정하란 말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나는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중얼거립니다. 럭비처럼 긍정하자고.  감성적 관념적 긍정은 내일은 잘될 것이란 기대를 품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한낱 오늘을 위안하는 나약한 기대의 모습일수가 있습니다. 럭비처럼 긍정한다는 것은 내일의 어떤 상황도 오늘처럼 수용하고 받아들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내일은 잘 될 것이야란 생각이 아니라 내일도 나는 잘 이겨낼것이야란 의지가 담겨있는 긍정입니다.

기대에 찬 긍정은 버리십시오, 의지에 찬 긍정으로 내일의 바람을 바라보고 그 바람 앞에 나를 당당히 내보내야 합니다.
사는 것이 힘든 것이 아니라 힘든 것이 사는 것입니다. 힘든 것이 산다고 외치는 자는 절대 쓰러지지 않습니다. 한달 전 태풍에 온 산의 아름드리 나무들이 많이도 쓰러졌습니다. 그러나 자연은 다시금 의연합니다. 살아 남은 나무들은 자연의 삶이란 그런것이야 하며  다시금 고개를 태양을 향하여 쳐들고 숲을 채워갑니다.

럭비처럼 긍정하십시오. 기대적 긍정이 아니라 의지적 긍정으로 내일을 상상하십시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플레이를 하는 럭비처럼 내일의 그라운드에 기대하지 마십시오. 오직 자기자신에게 기대하고 당당히 서서 가는 자신의 모습을 기대하십시오.

감성적이고 기대에 찬 긍정이란 말은 사람들을 지치게 합니다. 그런 말들이 난무하는 시대, 그런 말을 함부로 쓰던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시대. 럭비 같은 긍정을 생각합니다.
럭비 같은 긍정은 거칠고도 거친 삶을 절대적으로 받아들이는 의지의 다른 말입니다.

바람막은 창안쪽에서의 가슴설레이는 달콤함이 삶이 아닙니다. 그 창을 열어 제치고 그 찬바람을 느낄 수 있는 현실속에 진정한 삶은 존재합니다.
럭비처럼 긍정하십시오.

2010년 10월12일 경안천가 우거에서 문득 긍정을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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