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그 시대를 그 조직을 그 가정을

01 8월 말은 그 시대를 그 조직을 그 가정을

말은 그 시대를 그 조직을 그 가정을 정의한다.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여름엔 여름엔 파랄 거예요
산도 들도 나무도 파란 잎으로.
파랗게 파랗게 덮인 속에서파아란 하늘보며 자라니까요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겨울엔 겨울엔 하얄 거예요
산도 들도 지붕도 하얀 눈으로 하얗게 하얗게 덮인 속에서
깨끗한 마음으로 자라니까요
– 어효선 작사-

주말엔 아들과 인근의 고즈녁한 해발 555미터의 능선을 타다 왔습니다. 계곡 물소리 바람소리, 남국의 새소리에 취하여 걷다보니 능선의 정상입니다. 함께 김밥을 먹고 해먹에 누워 바람소리를 듣다가 왔습니다. 아름다운 5월이고 세상이 아무리 어수선해도 자연은 항상 그러하듯 푸릅니다. 아들과 함께 올랐던 능선은 중공군들이 1952년도 3월이후 수세로 밀리며 쫒겨 쫒겨 도망치던 능선이기도 했습니다.

자연과 우주는 인간 세상에 특별히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푸르고 맑고 꽃이 필뿐. 그런 진리를 능선의 초록 속에서 발견합니다. 어린 시절 불렀던 파란마음 하얀마음이 흥얼거려지던 5월의 초록능선이었습니다.

얼마전에는 초등학생이 쓴 엄마의 심장을 씹어먹고 삶아먹고 구어먹고 싶다는 잔혹동시가 한창 화두가 되었습니다. 말은 그 시대를 이야기합니다. 그 아이가 무슨 죄가 있을까요. 가정을 중심으로 한 주변을 둘러싼 환경이 문제지요. 야당은 야당대로 막말로 조직이 사분오열하고 있습니다. 말은 그 조직의 수준을 보여줍니다.

프로이드 정신분석학의 기본전제중 하나는 사람이 보여주는 정신과 행동은 예외없이 인과론의 법칙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우연은 없다는 것이지요. 조직이 망하거나 흔들리기 전에 그 조직이 보여주는 특징은 잘나간다는 세평에 둘러 싸이는 것과 그로 인한 싸가지들이 없다는 혹평에 둘러싸이는 두가지가 일반적인 특성으로 동시에 나타납니다.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을 죽이고 조직이 성장하고 조직이 소멸하는 그 과정 속에 들어가 보면 환경 속에서 만들어진 의식의 훼손과 무의식의 축적과정이 존재하는 것을 발견합니다.

말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기적이 아닙니다. 그의 성장환경과 미래를 보여주는 진단서입니다. 아름다운 5월에 아이들은 아이답게 순수한 언어로 이야기하고 어른들은 절제된 성숙의 언어를 구사하는 그런 세상을 꿈꿔봅니다.

2015년 5월 18일
남한산성자락에서 하카 김 익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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