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리더인 시대의 소명앞에서

01 8월 모두가 리더인 시대의 소명앞에서

지난주는 남도를 강의 차 휘휘 돌다가 왔습니다. 경주에서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행보. 햇살은 가을의 중심인양 뜨겁고 지리산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만난 바람은 너무도 맑고도 쾌하였습니다. 이쪽은 맑았는데 저쪽은 비가 내립니다. 좁디 좁은 땅덩어리라도 만만치 않은 땅덩어리가 이 땅인 듯합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어디에서도 웃음을 찾아 보기 힘든 시간입니다. 돈이 있으나 없으나 이런 저런 불안감을 갖고 가는 시간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은 찾아오고 들녘에 황금 물결이 출렁거리지만 사람들의 마음이 너무도 쓸쓸하고 거칠어진 2004년의 한반도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시간에 모두들 힘이 빠져 있고 불안해 함은 누구의 책임입니까. 첫째는 이 땅에 존재하는 잘못 된 리더십의 문제일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이제는 우리가 성숙의 시대를 산다면 우리 스스로의 리더십으로 살아가야 하는 시대적 특성 앞에서 우리들이 아직도 과거의 리더십 패러다임에 대한 향수에서 벗어나지 못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역사나 하늘은 항상 어떤 특정 민족이나 국가에 철인(哲)의 리더를 선물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수세대의 고통을 겪은 뒤에야 철인의 리더가 나타나고 그 철인의 리더가 사라진 곳에 다수의 우인(愚人)이 나타나 리더 행세를 하는 특성의 반복이 역사의 특성인듯합니다. 그 우인들의 특징이란 것이 자기개혁의 중요성을 망각하며 외형적이고 업적지향적이며 독선적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명치개혁으로부터 군국주의의 부활로 망한 일본의 근대사를 얼핏 들여다 보아도 우리는 그런 역사의 반복성을 읽어 냅니다. 이라크와 테러의 수렁에 바진 빠진 미국의  모습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이해 되어 질것입니다. 너의 리더십에 의존 할 때가 아닙니다. 이제 나의 리더십으로 돌아가 서로가 어우러진 우리들의 리더십을 창조 할 역사적 시점에 우리들이 서있습니다. 지리산이나 경주나, 내가 사는 이곳이나 논에는 황금 벼이삭이 출렁거리고 산에는 푸른 소나무가 청청하며 가을물은 서늘하게 새벽안개를 안고 흘러갑니다. 이렇듯 이 가을에 스스로 리더가 되어 우리로 어우러지는 리더십을 만들어가는 이 땅의 자연을 보며 어렵고 힘든 시대 새로운 위안의 희망을 이끌어 내 봅니다.
희망은 우리들 속에 있으며 참 된 리더는 우리들 속에서 크고 있는 시간입니다.

2004,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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