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의 짧고도 긴 주례사

01 8월 법정스님의 짧고도 긴 주례사

법정스님의 짧고도 긴 주례사

“ 한달에 산문집을 2권씩 읽고 시집 1권을 꼭 읽으십시오.”
두 사람이 매달 초 서점에 가서 각각 산문집을 1권씩 고른 뒤 읽고 서로 바꿔서 읽어 보라는 것이다.
“다른이의 삶의 체취가 묻어 난 글이 산문이며 그 글을 읽는 것은 곧 삶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각자 고른책을 교환해 읽는 것도 서로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가는 일이지요”
법정스님은 “같이 고른 1권의 시집을 함께 소리 내서 낭낭한 목소리로  읽으라”고 당부했다.
“시는 삶이 메마르지 않도록 촉촉하게 적셔주는 역할을 합니다. 거친 삶은 의미도 재미도 없습니다.”
“쓰레기를 줄이십시오.”
신혼때라 여기저기서 선물이 들어 올텐데 들여 놓는 만큼 ‘물건의 노예”가 된다는 이야기다.”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면 집안에 두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주십시오.적게 가지되 풍요롭게 사십시오. 삶의 풍요는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상은 동아일보 2002년 6월 20일자에 난 법정스님의 처음이자 마지막 주례사로 선언한
서강대 법대 왕상한 교수와 KBS 변우영 아나운서의  6월초 결혼식에 20년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한 주례사의 일부이다.
채워감으로써 삶의 풍족을 이루려는 우리들에게 삶의 풍족함이 무엇인지 생각하여 보게 하는 짧고도 윤기 있는 메시지이다.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가자고 결혼을 한 것인데 우리들은 우리들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삶의 무게와 량으로 행복을 가늠하다가 결국은 그 삶 속에서 허덕거리다가 이 삶에서 손을 놓는 그 순간에 모든 것을 비로소 버리고 간다.
나는 오늘 너무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가, 함께 시를 읽은 지는 얼마나 되었는가 반성을 해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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