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핵심인재 요건 ‘학습민첩성’ – HR Insight

06 9월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핵심인재 요건 ‘학습민첩성’ – HR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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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분야 세계 최고 전문기관인 CCL(Center for Creative Leadership)에서는  1980년대 말 ‘어떻게 각 분야의 최고 리더로, 또는 전문가로 성장하는가’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를 위해 CEO와 임원을 대상으로 ‘자신이 성장하게 된 결정적 요인’이 무엇인지 인터뷰하여 그 결과를

《경험으로부터 얻은 교훈(Lessons of Experience)》라는 책으로 발표했다.

이 책의 가장 대표적인 내용은 ’70:20:10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이 성장하는 데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경험’이라고 한다. 수많은 CEO와 임원들은 그동안 자신이 해왔던  다양한 일의 경험이 현재의 모습으로 성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도전적인 직무 경험’이 중요하며, 이것이 약 70% 이상의 영향을 차지했다고 한다. 기존에 해보지 않았던 일,  본인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높고 도전적인 목표로 수행한 일, 심지어 실패한 경험 등이 본인을 강하게 하고  리더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20은 무엇일까. 그것은 그 경험 속에서 만난 ‘사람’을 통한 영향 및 변화라고 지목하고 있다. 다양한 경험을 가진 상사 또는 동료 등을 통해 배우고 성장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엄격하고 높은 목표를 까다롭게 요구하며 때로는 자신을 힘들게 했던 상사가 오히려 시간이 지나고 나니 자신의 성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10은 바로 교육훈련을 통한 성장이다. 도전적인 직무 경험과 다른 사람을 통해 얻은 지식과 경험이 구조화된 연수 과정을 통해 체계적으로 학습되고 정리돼 지금의 전문성과 성장의 기반이 됐다는 것이다.

경험의 가치 증대가 리더 육성의 핵심 

이 연구결과를 통해 리더 육성의 패러다임은 일대 전환을 맞이한다. 즉, 리더 육성을 위해 경험의 중요성이 부각돼 어떻게 하면 의미 있고 도전적인 경험을 부여할 것인지가 중요해진 것이다. 리더 육성을 위한 개발과제 부여(Developmental Assignment), 전략적-계획적 이동관리(Planned Rotation) 등은 모두 경험에 기반한 리더 육성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지금도 여전히 리더 육성의 중요한 방법으로 적용되고 있다.

실제 CCL에서는 이처럼 리더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경험 요소를 정의하고 이를 진단할 수 있는 도구(JCP: Job Challenge Profile)를 개발해, 리더 육성 과정에도 활용하고 있다. 심지어 맥컬리(McCauley) 등 일군의 학자들은 CEO로 성장하는 데 요구되는 필수 경험요소를 규명하고 이를 핵심리더들이 사전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경험이라는 것은 매우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예컨대 같은 경험이라도 사람마다 이를 통해 얻는 결과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경험을 통해 매우 의미 있는 교훈을 얻고 바람직한 성장을 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동일한 경험을 겪고도 전혀 배우지 못하고 심지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같은 분야에서 10년 이상 종사하며 오랫동안 일을 해왔지만 전문가로서 인정할 만한 사람이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결국 경험 그 자체가 중요하다기 보다 경험으로부터 마땅히 배워야 할 것을 학습했는지, 이를 통해 성장했는지가 관건이다. 이처럼 경험으로부터의 학습 수준은 개인마다 모두 다르며, 리더로서의 지속적 성장에 미치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바로 이러한 인식 때문에 미래 핵심인재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많은 학자와 실무자들이 ‘학습민첩성(Learning Agility)’에 주목하고 있다.

미래의 고성과자는 학습민첩성 강해

롬바도(Lombardo)와 아이칭거(Eichinger)는 2000년에 《High potentials as high learners》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미래 핵심리더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학습민첩성을 지목하고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학습민첩성은 경험으로부터의 학습능력과 의지이며, 그 결과 새롭거나 처음 직면하는 상황에서도 학습한 것을 빠르고 유연하게 실천하고 적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이것이야 말로 미래 리더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학습민첩성이 뛰어난 사람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찾고,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피드백을 구하며, 자신의 경험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통해 학습하고 성장하는 것을 즐기고, 이를 기반으로 실천적이고 실용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미래 핵심리더에 대한 판단의 가장 중요한 근거는 과거성과(Performance)였다. 기존의 주어진 역할과 환경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는 사람이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이미 수많은 연구 결과에서 과거의 성공과 성과가 결코 미래의 성공과 성장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Corporate Leadership Council(2005)의 연구에서는 현재 고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사람의 약 70%는 더 이상 미래의 핵심인재가 아니라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는 리더십 파이프라인 관점에서도 지극히 당연한 결과다. 미래 리더에게 요구되는 것은 현 시점에서 필요한 역량과는 질적으로 다른 역량이며, 경영환경 자체도 매우 역동적이고 복잡하며 불확실하고 변화가 크기 때문에, 과거 또는 현재의 성공요인이 더 이상 미래에 그대로 적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경험으로부터의 학습 능력이 지속적으로 성공하는 리더와 그렇지 못한 리더를 구분 짓는 매우 중요한 차이라는 인식이 최근 점점 확산되고 있다. 드므즈(De Meuse) 등의 연구에 따르면 성공적인 리더는 지능이 뛰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매우 빠르고 효과적으로 학습하는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반면 실패하는 리더의 경우, 이들도 과거에는 많은 성공경험과 다양한 직무 경험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직무와 경험으로부터 학습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한다고 지적한다. 오늘의 조직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학습의지와 개방성을 갖춘 사람, 복잡한 전략을 유연하게 실행할 수 있는 잠재성이 큰 인재를 필요로 한다. 특히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사업을 주도할 인재는 더욱 더 경험으로부터의 학습 능력이 중요하게 인식되면서 핵심인재를 판단 및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서 ‘학습민첩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학습민첩성이 높은 리더의 특징

학습민첩성에 대한 여러 실증 연구에서는 현재의 성과보다 학습민첩성과 같이 미래 잠재성이 높은 사람이 미래의 핵심리더로서 성장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즉 학습민첩성이 높은 사람이 미래 승진 가능성이 높고, 실제 보수(임금)도 더 높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동안 미래 성과와 중요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알려진 지능-인지력-성격보다 학습민첩성이 리더로 성장하는 모든 단계에서 훨씬 강력하고 일관성 있게 높은 예측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학습민첩성이 뛰어난 리더는 어떤 차별적 특성을 보이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면에서 뛰어나다.

<학습민첩성이 뛰어난 리더의 특성>

1. 피드백 구하기(Feedback Seeking) 자신이 수행한 역할 및 성과에 대해 다른 사람으로부터지속적으 로 피드백을 구한다.

2. 지속적인 정보 수집 및 학습(Information gathering) 외부로부터 지식 및 관련 정보를 얻고, 이를 통해 자신의 경험 및 지식수준을 업데이트 한다.

3. 실수에 대한 인정(Exposing)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구한다.

4. 위험 감수(Risk taking) 일의 과정과 결과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의도적으로 그 상황에 적극적으로 임하여 도전한다.

5. 협력 및 사람을 통한 학습(Collaborating) 다른 사람을 통해 배우며, 상호간의 학습을 촉진한다.

6. 새로운 시도(Experimenting) 관련 데이터를 취합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아이디어 및 접근 방식을 과감히 실천한다.

7. 성찰(Reflecting) 일의 과정과 결과를 지속적으로 성찰하며, 기존 보다 진일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반면, 학습민첩성이 부족한 사람은 위 7가지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 방어적 태도(Defensiveness) : 타인의 피드백을 모욕과 부끄러운 것으로 인식하고 이를 거부하거나 방어적 태도를 보인다.

▲ 위험 회피(Risk aversion) :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애매하거나 불확실한 것을 회피하고 안전지대에 머물려는 경향이 강하다

▲ 고지식함(Rigidity) : 과거 자신의 경험과 생각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새로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학습민첩성 개념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첫째, 우리 스스로 학습 민첩성을 높여갈 필요가 있다. CCL 연구를 주도한 롬바도와 아이칭거는 핵심인재란 곧 민첩한 학습자라고 강조한다. 이때 민첩성의 가장 큰 특징은 속도와 유연성이다. 즉 경험으로부터 빠르게 학습하고, 이를 새로운 환경 및 과제에 적응하며 자신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미래가 점점 불확실해지고, 과거와 다른 것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을 잘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오히려 빠르게 학습하고, 유연하게 적응하는 학습민첩성이 점점 더 중요해 진다고 볼 수 있다.

둘째, 핵심인재 선발에 있어 현재 직무성과뿐 아니라, 미래 잠재성(Potential) 관점에서 학습민첩성 수준도 함께 진단하고 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드라이와 페퍼만스(Dries &Pepermans, 2008)의 연구에 따르면, 여전히 많은 기업에서 미래 핵심인재를 선발할 때 기존 직무 성과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봐와 같이 미래는 과거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역량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잘 하고 있는 영역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빠르게 학습하고 적응하여 실천하는 역량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셋째, 핵심인재 육성 과정에서 단순히 경험부여에 초점을 두기보다 경험의 질적 측면을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즉, ‘경험으로부터의 학습’ 측면에서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그것이 차세대 리더의 역할 수행에 긍정적 변화와 영향을 미쳤는지 점검하고 피드백하며 개발 과정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학습민첩성은 미래의 지속적 성장과 성과 달성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개인의 차별적 특성으로, 미래 핵심인재의 선발과 육성에 매우 유익한 방향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필자 : SK이노베이션 인력개발팀 팀장

출처 : HR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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