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8월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눈을 뜨기 힘든 가을 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굵직하고 감미로운 바리톤 김 동규씨의 ‘시월의 어느 멋진날’이 어울리는 가을하고도 시월입니다.
이 가을에 우리들 모두도 좀 더 성숙해지고 좀 더 안으로 가지런해졌는지 궁금해집니다.
몇일 전 햇살이 맑고 바람이 서늘한 날에 서울의 서울역, 강남을 다녀왔습니다. 서울역 앞의 가을도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한강을 지나며 바라본 가을의 한강도 어느 도시 못지 않은 풍경이었고 강변역으로 2호선을 타고 돌아올 때 우연히 마주한 한강의 낙조는 참으로 벅찬 장관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들에 주변을 들러보면 놀랍게도 이 아름다운 풍경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시월에 모두의 눈은 오직 스마트폰으로 자동화 된 인간처럼 향하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가을은 이 지구에 태어나 몇 번이나 맞이할까요. 추억이 가물 가물한 태어나 10여년을 빼고 병원을 오가는 마지막 20년을 빼면 평균 수명80년으로 계산해 봐도 겨우 50번의 가을을 제대로 맞이하고 보내다 우리는 사라져 갑니다. 정신 못차리는 정치꾼들 앞에서 회사의 이익을 생각하는 카톡 사장님의 공방을 위하여 우리가 이 아름다운 날에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 중의 한 가을이 이렇게 황홀히 우리들 옆에서 다가오고 지나가고 있습니다. 가을은 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설악산 대청봉에 내장산에 있지 않습니다. 잠시 눈을 들어 창밖을 바라보면 바로 내 옆에서 담담히 서있습니다.
잠시 스마트 폰을 내려놓고 잠시 서류를 내려 놓고 단 5분이면 됩니다. 그 5분의 머리돌려 바라본 풍경은 우리가 왜 이렇게 치열하게 사는지에 대한 답을 알려줍니다.
얼마전 경영학과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자 나가자 밖으로 했습니다. “와!”하는 함성이 터져나왔습니다. 그리고 가을 숲에서 수업을 했습니다. 학생들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배움은 꼭 공간을 조건화 하지 않는다고 좀더 멀리 멀리 넓게 넓게 보자고. 우리의 목적은 취업이 아니라고 취업은 아름다운 여행을 위한 자동차를 선택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자동차를 사놓고 그 목적을 놓친 채 오직 자동차만 바라보며 소중한 목적의 시간을 보내다 사라집니다. 1톤차면 어떻고 경운기면 어떻습니다. 삶의 가야할 풍경이 있다면 우리는 행복할 것입다. 이 가을 우리들 창가에 서있는 풍경도 우리 삶에서 겨우 50여번 마주칠 아름다운 목적입니다. 자.열심히 삽시다 그러나 그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들을 이 가을에 놓치지 맙시다. 그 목적을 놓친채 교육을 이야기하고 성과를 이야기하는 것은 참으로 웃기는 넌센스입니다.
단 5분만이라도 스마트 폰에서 서류에서 자유를! 가을 햇살, 바람, 지는 낙조를 기억한 시월의 어느 멋진 하루를 오늘 여기서 품어 봅시다.
2014년 10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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