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8월 아들아 너만의 명작을 그려라!.
오늘 아침은 남다른 날이었습니다. 큰아들 동영이가 처음으로 초등학교를 등교하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늦게 결혼하여 저 아이를 낳았을 때 일찍 결혼을 한 친구들은 “언제 키워서 학교를 보내지요?”라며 농담반 진담반의 말들을 건네곤 했습니다. 주변에는 벌써 손자를 본 친구도 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등교준비를 하던 아들은 내 방으로 달려 오더니 “아빠! 내 책 어디에 있어요?”라고 묻습니다. 자신의 책이라고 하는 것은 아들이 태어났을 때 뭔가 의미있는 것을 선물하기 위하여 책방에 달려간 나의 눈에 들어온 멋진 제목의 책, 바로 그 책이었습니다. 마이클 린버그란 작가가 쓴 “너만의 명작을 그려라”가 바로 동영이 애지중지하는 책입니다.
물론 둘째 동호가 태어났을 때도 책을 사줬지요. ‘열정“이란 책이었습니다. 그 책 역시 둘째가 애지중지하며 애독하는 책입니다. 어제 저녁에는 거실에 누워서 책을 읽고 있자니 큰아이는 자신은 이 책을 읽겠다며 책을 가지고 왔습니다. 옆에 누워서 한참을 줄을 그어 가며 읽던 아들은 궁금한 점을 나에게 물으며 함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런 아들이 참으로 예쁘고 대견 하였습니다.
선생님의 첫 과제 중 하나가 항상 읽을 동화책을 한권가지고 다니라는 것이었는데 아들은 자기 책을 가져가겠다고 어제 이야기를 하더니 오늘 아침 그 책을 찾았고 잽싸게 자신의 책가방에 책을 집어 넣습니다. 조금 걱정은 됩니다. 다들 동화 책을 읽고 있을 때 이 책을 꺼내서 읽고 있는 아이를 보며 부모가 극성스러운 집의 아이로 오해를 받지는 않을지 하는 걱정이 드는 것입니다.
천진난만한 웃음을 뿜어 내는 어린 초등학생이지만 마음속에 반듯한 것이 자라가는 모습을 지켜 보노라면 그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만 질 때가 많습니다. 어쩌면 지금 이 아이는 자신만의 명작을 그려가고 있는지도 모를 것입니다.
세상을 시작하는 우리의 아들이 건강한 삶의 철학을 가지고 삶을 멋지고 큰 가치를 만들어 내는 자신만의 명작으로서 인식하고 타인과의 경쟁에 신경 쓰지말고 즐겁게 자신의 그라운드와 화폭을 가지고 살아가기를 바랄뿐입니다.
아들을 등교시키고 아내에게도 “수고 하셨오.”란 인사를 건넸습니다, 하나의 생명이 인연으로 만나서 태어나고 성장하여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것 자체가 삶의 아름다운 그림이란 생각이 드는 봄날입니다.
2010년 3월3일 수요일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