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자기파괴를 자연이 가르쳐준다.

01 8월 아름다운 자기파괴를 자연이 가르쳐준다.

아름다운 자기파괴를 자연이 가르쳐준다.


-김 재진-

그대의 분노는 그대의 두려움에서 나온다.
우리는 화를 내고
화는 우리를 삼킨다.
나를 삼킨 분노 뒤에 숨어 나는
두려워하고 있다.
…………………………….
분노란 용기 없는 우리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꺼내드는
오래된 방패이다.
두려움이 토해낸 그것은 그러나
너무 낡아 아무것도 방어 할 수 없다.

바람이 부니 꽃이 피고 비가 내리니 꽃은 진다. 참으로 정확히 이 우주에서 벌어지는 정직한 약속이다. 초등학생 아들이 수학여행을 가는 바람에 바래다 준다고 아침일찍 사무실로 나왔다. 사방의 창문을 여니 연두빛 천지이다. 커피를 갈고 물을 끓이고 아침커피를 내린다. 나만의 이 아침시간은 온전히 커피도 내리고 나의 마음도 내리는 시간이다.

꽃은 지고 자연은 잎을 내고 열매를 향하여 달려가는데 채 80번의 봄조차 온전히 느끼고 생각하고 감각하지 못하다 가는 사람들은 욕망과 오만과 분노로 사라지고 욕질하고 분노하며 뉴스의 시간을 채운다. 그렇게 억울했던가? 그렇게 욕심이 나던가? 그렇게 분노가 치솟던가? 도대체 진짜 당신은 어디에 있었던가?

아침 일찍 나온 아침, 차가 밀리지 않으니 마음이 편안하다. 아들에게 차에서 이야기 했다. 남보다 조금 부지런히 사는 것이 삶을 보다 여유 있게 사는 비결이다. 아들이 묻는다. “아빠. 그런대 세상 사람들이 모두들 아침 일찍 나오면 마찬가지잖아요?” 나는 웃으며 이야기 한다. 그럴 일은 없단다. 왜냐하면 사람의 본성은 편하고 좀더 게으르고 늦잠자고 싶어하는 쪽에 대부분이 머물기 때문이다. 그런 자신의 본성을 이기는 사람들이 용기 있는 사람이고 절제하는 사람들이고 성공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삶은 자기본성과 관성을 이길수 있는 용기를 필요로 하는데 우리들 마음은 익숙함의 관성으로 걸어가려고 한다. 그 관성이 화를 내게 하고 게으르게 하고 변화에 저항하게 한다. 그리고 스스로 자신을 무너지게 만든다.

싱글래리티 대학을 만든 피터 디아 만디스(Peter Diamandis)박사는 우리가 스스로 자신을 파괴하지 않으면 누군가가 나를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봄날 자연이 아름다운 것은 스스로 거침없이 미련 없이 어제에 살지 않으며 오늘을 오늘답게 살기 위하여 아름다운 파괴를 하기 때문이 아닐까. 껍질은 꽃을 위하여 벗겨져 나가고 꽃은 잎을 위하여 피고 지고 잎은 열매를 위하여 바람과 햇볕 속에서 나고 진다.

아름다운 자기 파괴를 이 봄날에 생각을 해본다. 오해하지 마시길, 자기파괴가 추한 자기 자멸이나 죽음이 아니라 용기 있는 자들의 변화를 이야기한다는 것을.

2015년 4월 20일
비 내리고 꽃이 지는 날 남한산성자락에서
하카 김 익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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