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이 안 보이는 눈길도 길을 품고 있다.

01 8월 앞이 안 보이는 눈길도 길을 품고 있다.

앞이 안 보이는 눈길도 길을 품고 있다.

주말 내내 눈이 내렸다. 녹으면서도 조용히 조용히 세상이 잠든 사이에도 눈이 내렸다. 대관령너머에는 눈폭탄이 쏟아졌다. 눈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낭만이겠지만 삶의 현장속에서 그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는 하늘에서 오는 쓰레기란 표현이 걸 맞을 것이다.

주말에는 가랑눈이 눈을 가리는 경안천길을 자전거를 타고 걸으며 산책을 하였다. 세상사람들이 힘겨워하는 불확실처럼 눈은 앞을 못 보게 만든다. 그래도 고개를 숙이고 앞으로 걸어가게 하는 것은 길에 대한 믿음일 것이다.

모두가 겉의 화려함, 오늘의 존재와 무관하게 불안속에서 하루 하루를 버거워하며 살아간다. 이 모든 것이 어느 시대만의 어느 개인만의 과제는 아니라는 사실을 삶의 불확실성속에 내쳐질수록 우리는 불안에 매몰되며 망각한다.

잠시 숨을 돌리고 들여다 보면 불확실은 삶의 본질적 자산이다. 삶이 지속되는 한 삶의 기반을 이루는 것이 불확실이다. 불확실은 내칠 문제가 아니다. 불확실은 받아들이고 연소시킬 연료이다. 불확실을 연소시키는 곳에 존재하는 것이 일시적 확실성이다. 불신과 두려움의 습기가 제거된 마른 참나무 장작처럼 삶의 연료로 불확실성을 던져 넣으라. 뜨겁게 타오르는 불길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그 따뜻함, 밝음의 확실성에 속지마라. 그 또한 연료가 다하는 순간에 차가운 공기가 그 곳을 채울 것이니. 부단히 삶의 불확실성을 삶, 경영, 리더십의 자산으로서 연료로서 받아들이며 그 것을 연소시키는 노력을 쉬지 않는 생명만이 뜨거운 불길의 빛과 온기를 느끼며 존재할 것이다.

나이가 들고 승진을 해도 불안한 것은 삶의 자산이 불확실성이기 때문이다.
신입사원은 꽃길과 같다. 부장은 돌길과 같다. 임원은 수류탄을 양손에 쥔 채 지뢰밭길로 들어선 사람들과 같다. 부러워 할 것도 두려워 할 것도 없다. 나만의 문제도 아니요. 우리 모두의 과제요 자산으로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담담하고 편안하게 걸어가는 곶에 길이 있다. 안심(安心)은 입명(立命)이다. 비가와도 눈이 와도 달려가는 럭비처럼 받아들이고 나아가라. 그 만큼 내 길이 되고 내 인생이 될 것이다.

지난 주말 눈길도 이랬다. 이런 생각을 하며 고개 숙이고 걷다 보니 나는 어느새 집 앞에 있었다.

2014년 2월 10일
대보름을 앞두고 남한산성자락에서
하카 김 익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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