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 7월 야후를 무너뜨린 구글, 둘 가른 차이는 역동성 – 매경이코노미(2016.05.10.자)
미국 실리콘밸리는 지속 가능한 기업 생태계의 모든 요소를 갖췄다.
버클리와 스탠퍼드 같은 명문대에서 공급되는 인재는 기본, 수많은 벤처캐피털 업체가 활동하며
재무적으로 지원한다.
무엇보다 창업 문화가 강하다. 온화한 기후와 지리적 위치도 이상적이다.
이 같은 자원을 바탕으로 실리콘밸리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벤처기업을 계속해서 양산한다.
흥미로운 점은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이들이 실리콘밸리 모델을 따라 해봤지만,
지난 50년간 캘리포니아 외부에서 성공한 사례는 별로 없다는 점이다.
이유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가진 고유의 기업 생태계에 있다.
성공적인 생태계 구축에 필요한 핵심 요인은 3가지다.
야후와 구글을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들은 2000년까지만 해도 기업 규모가 동일했다.
구글은 후발 주자로 야후와는 시장점유율에서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 야후의 입지는 쇠퇴한 반면 구글은 시장의 지배적인 기업으로 떠올랐다.
검색 엔진 후발주자로 출발한 구글이 15년 만에 상황을 역전한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요인은 문화다.
고유 생태계를 만들려면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방식을 정의하는 고유의 문화가 있어야 한다.
구글의 경우 벤처기업 문화를 새롭게 정의하고 재창조했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 무료 구내식당 도입과
같은 사례는 일부에 불과하다. 구글 내부의 사무 가구나 인테리어 디자인은 혁신상을 탈 정도였다.
이런 분위기를 동경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던 젊은 엔지니어는 물론 마케팅 전문가나 디자이너들이
줄줄이 구글에 합류했다. 오프라인 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경영자들도 자신의 평생 노하우를 구글과 공유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성장하면 매너리즘에 빠지고 관료주의가 자리 잡는다.
그러나 구글은 자신의 DNA를 유지하면서 재창조를 지속했다.
야후도 우수한 기업 문화가 있었지만 인수합병(M&A)과 경영진 교체를 거치며 2000년 들어 초창기의 DNA를
상실했다. 야후의 강점이 쇠퇴하고 사라져버린 것이다. 야후는 더 이상 창업 초기의 야후가 아니었다.
많은 한국 기업이 새로운 문화를 모방하고 도입하려 했지만 제대로 하지 않아 고무줄처럼 원래대로 돌아간 것도
야후의 사례와 마찬가지다. 변화하는 사회적 기준을 반영하려고 했지만 결국 실험에 그치고 만 것이다.
둘째 요소는 인접 분야로의 이동이다.
기업은 다른 새로운 기업과 사업 모델을 자신의 생태계에 추가하며 끊임없이 재창조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고유한 특성은 머지않아 사라지고 모방 중심의 생태계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구글은 지난 10년 동안 인공지능(AI)에 투자해왔으며 현재는 이 분야에서 최고 반열에 올랐다.
AI처럼 구글이 생각 중인 새로운 인접 분야는 50여가지가 있다고 한다. 이에 반해 야후는 검색 엔진 사업과
광고 판매에만 집중했을 뿐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 개발에는 공을 들이지 않았다. 트위터와 페이스북도 그렇다.
트위터는 현재의 서비스나 제품을 넘어서는 사업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으며 새로운 고객 기반이나 생태계를
창출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셋째 요소는 M&A와 재무적 안정성이다.
자본잉여금과 높은 기업가치가 없다면 생태계는 지속될 수 없으며, 자본이나 인재를 끌어들일 수도 없다.
야후와 구글의 기업가치는 한때 동일했지만 5년 만에 구글은 5배나 성장했다. 오늘날 구글은 적극적인 M&A로
기업가치에서 세계 5대 기업에 들어간다. GE가 한창 잘나갈 때와 유사한 모습이다.
– 매경이코노미(2016.05.10.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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