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8월 우리는 여기에 왜 서있는가?
우리는 여기에 왜 서있는가?
주말내내 찬바람이 돌았다. 나는 사무실의 화분이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도 비닐을 뒤집어쓴 화분들은 추위에 기죽지 않은 채 싱싱한 아침얼굴을 보여주고 있었다.
화목난로에 불을 지폈다. 참나무 장작에 불이 붙는 소리를 들으며 커피를 내린다. 지인으로부터 받은 예가체프이다. 지난 여름, 아이들과 함께한 일주일 여행에서도 소박한 즐거움을 선사했던 커피이다. 차가운 공기를 뚫고 불이 피워지고 커피향이 나는 이 시간이 행복하다. 이 모든 것은 하루를 시작하는 나만의 문화이고 나만의 의식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하루의 의식이 끝날 무렵이면 창밖으로 태양이 떠오른다.
라디오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지나간 시대의 교육은 일을 좋아하도록 하는 것이었지만 지금의 교육은 좋아하는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마음에 다가서는 말이다.
지난주에는 어딘가를 가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기에 왜 있는가? 그 이유는 세상을 변화시키러 온 것이 아니다. 나를 변화시키러 온 것이다.‘
세상을 변화 시키겠다고 혼란과 갈등 속에서 말과 행동이 난무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조차 평화를 만들지 못하는 어둠에 쌓인 얼굴들의 숲을 걸어가는 시대 속에서 한 인간의 가장 큰 사명은 오늘 하루만이라도 나를 들여다 보고 나를 변화시키는 자기질서화의 작업임을 다시 한번 각성하게 된다. 그 변화 속에 행복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행복은 인간의 권리가 아니다. 행복은 인간의 의무일 뿐이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절대적으로 행복해야 함은 인간의 의무로서 존재한다. 행복을 권리가 아니라 의무로 자각하는 사람들의 행복은 절대적으로 높아진다.
오늘도 우리는 추위를 뚫고 삶의 장작에 불을 붙여야 하며 울음을 닦고 일어서며 웃어야 한다. 인간으로서 태어난 그 신성한 사명 때문에.
참나무 장작불은 뜨겁게 타오르고 아침의 태양은 구름을 뚫고 떠오르는 12월의 아침이다.
행복한 마무리가 있는 12월이 되시기 바랍니다.
2013년 12월 23일
눈 쌓인 남한산성 자락에서
하카 리더십 코리아 김 익 철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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