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8월 우리의 삶도 가끔은 햇살에 말릴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삶도 가끔은 햇살에 말릴 필요가 있습니다.
밤새 비가 많이도 내린 일요일입니다.
저번 주말에는 아이들과 고향의 개울가에서 캠핑을 하였습니다.
몇일 전의 폭우로 비린 물냄새가 포연처럼 개울가 골짜기마다 떠돌고 있었습니다. 그날 밤 개울가에 거처를 마련하고 의자에 앉아 고향의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참으로 많은 별이 쏟아져 나온 저녁이었습니다. 아들과 별자리를 공부하고 별자리에 이름도 붙여보았습니다.
다음날 아침에는 뜨겁게 쏟아지는 햇살에 달궈진 개울가 바위위에 침구로 사용한 이불을 널었습니다. 어린 시절 눅눅한 여름의 시간이 지나고 햇살이 쨍쨍거리는 날에는 어머니께서는 이불을 널고는 하셨지요. 그런 날 우리는 뽀송 뽀송한 이불에 누워 집옆 논에서 들려오는 개구리 소리를 들으며 참으로 행복한 잠을 청하곤 하였습니다. 내 행복을 준비하던 당신들은 없으신 고향, 그리고 이 시간, 이제 내가 이불을 널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삶이 무거울 때면 가끔은 우리들도 나만의 햇살에 나의 삶을 널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무겁고 눅눅한 것은 내가 아닙니다.
2012년 7월 경안천가에서 김 익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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