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8월 햇살이 있는 가을아침
햇살이 있는 월요일 아침의 단상
“ 스튜디오 창가로 아침햇살이 밀려옵니다. 이 햇살은 몇십억을 주고도 살수 없는 소중한 것입니다.” 오늘 아침, 라디오 방송의 진행자가 연수원 주차장에 막 차를 대려고 할 때 들려 준 이야기입니다. 시간도 남았고 잠시의 여유를 즐기려고 차에서 내리지 않고 연수원 주차장 앞에 펼쳐진 숲을 바라보았습니다. 까치가 숲을 통과하여 비치는 햇살속으로 활강을 하고 청설모는 열심히 도토리를 주우려고 울타리를 따라 이동을 합니다. 상큼하게 얼려진
아침공기만큼 상큼한 월요일 아침의 풍경들입니다.
햇살이 그리워지는 계절이 왔습니다. 시골에서 자란 영향인지 자연에 대한 감수성이 큰 나는 특히 빛에 대하여 민감한 편입니다. 몇 달간 갑작스런 인사이동으로 내가 근무하는 교수실로 인원이 한편 더 왔었고 그로 인하여 갑자기 자리배치가 바뀌는 바람에 빛이 덜 들어 오는 자리로 밀려나야 했던 몇 달간의 시간은 정서불안정의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인원변동이 있고 모든 것이 다시 정상화 된 시간, 제일 먼저 추진한 것이 자리 재 배치였습니다.
우선권을 준 분이 이동을 하지 않겠다고 하여서 앉은 자리는 내 판단으로는 햇살이 가장 많이 들고 숲을 가장 많이 바라 볼 수 있는 최고의 명당인 듯 싶습니다.
까다로운 듯 단순한 나에게 이보다 더 행복한 공간의 은총은 없는 듯 합니다. 사람도 의지를 가진 자연의 일부인이상 햇볕 없이는 살수가 없을 것입니다.
지난 일요일 아침, 우리부부는 월정사의 전나무 숲속에 놓여져 있는 벤치에 앉아있었습니다. 숲속을 뚫고 들어오는 햇살을 맞으며 숲의 공기를 흡입하는 순간 지구상에서 가장 건강한 포유류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햇살을 맞으며 침묵하는 순간, 많은 시간의 이동이 주는 피로를 상쇄하는 훌륭한 기억의 밀물이 뇌속으로 들이닥치고 있었습니다. 그곳을 떠나며 계곡 너머 월정사를 흠칫 바라보니 여행객들이 돌담을 따라 햇살을 맞으며 기대어 서있는 풍경이 들어 왔습니다. 한폭의 그림 같더군요.
겨울이 깊어 갈수록 햇살이 그리워 질것입니다. 도심에 파묻혀 뽀얀 얼굴이 될수록 삶은 더욱 퍽퍽해 질것입니다. 그럴 때 단 5분이라도 해바라기를 하시기 바랍니다. 내면이 조용히 충전 되는 느낌을 가질 것입니다. 햇살이 눈부신 월요일 아침, 어쨌든 즐거워야 할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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