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큰밭에 있지않고 텃밭에 있습니다.

01 8월 행복은 큰밭에 있지않고 텃밭에 있습니다.

시월에 태풍이 몰려 온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아침 출근길의 하늘은 시무룩합니다.
사무실로 오는 뒷길의 벚나무들이 잎을 떨군채 길에서 바람을 맞고 있습니다.
가을이 몰려오는 것을 길에서 발견합니다.

가을아침은 나로 돌아와 나를 들여다 보기 좋은 시간입니다. 요즘은 시간이 날때마다 나만의 호젓한 시간을 즐깁니다. 간단히 몸을 풀고 몸을 따듯히 데운후 가만히 앉아서 하늘 한번 쳐다보고 나를 쳐다보노라면 가을 아침햇살은 그저 따뜻하게 쏟아져 들어옵니다.

오늘 아침의 단촐한 명상시간에는 ‘아베마리아’의 선율이 귀를 호사롭게 했습니다. 동티모르의 커피를 우리고 창가의 액자로 난 퇴촌가는길의 산을 바라보면 소더비 경매소의 어떤 그림도 부럽지 않습니다. 나만의 창틀그림은 철마다 다른 풍경과 정회를 선물합니다.
커피향을 맡으며 책을 보고 풍경한점 보고 오늘 할 일들을 정리하다보면 입에서는 나도 모르게 말이 흘러나옵니다. “아! 행복하다.”

행복은 우리가 꿈꾸는 큰밭에 있지는 않습니다. 큰밭은 성과를 주지만 행복을 준다고 보장을 하지는 못합니다. 자신만의 작은 텃밭이 주는 아늑한 존재감, 바로 그것이 살아서의 행복일 것입니다. 간결하면서도 소박한 자신만의 텃밭을 만들 계절입니다. 그 것이 현대인이 완성해야할 자기문화일 것입니다.

요즘 캠핑이 유행을 합니다. 그러나 그 캠핑장에서 행복을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본질을 놓친채 온갖 가재도구를 바리바리 싸들고 와 장비설치 하다가 힘 빠진 채 삼겹살 굽고 술마시고 피로에 떨어지는 모습들, 비교경쟁의 장비질 등 자신의 텃밭을 가지지 못한 새로운 노숙자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옥계의 사람떠난 바닷가에서 비를 맞으며 캠핑을 했습니다. 비 내리는 바다에 밤늦게 텐트하나 달랑 가지고 온 나그네가 와서 빗속에서 텐트를 치고 자다갔습니다. 우리는 서로 조용히 쳐다만 보았습니다. 서로의 텃밭을 소중히 하는 나그네들이기에 장비는 단촐하나 마음을 대신 풍요로웠기 때문일 것입니다.

세상의 장비질, 거대주의에 속지 말고 자신만의 단촐한 텃밭 문화를 하나씩 가지고 사시기 바랍니다. 자신을 가볍게 하고 자신을 자신답게하는 작은 텃밭의 모임이 인생의 행복을 총량화 시킬 것입니다.
자. 이제 저는 커피 한잔 마시러 가렵니다. 단촐함으로 소박함으로 행복한 가을 되시기 바랍니다.
2013년 10월 7일 남한산성자락에서 하카 김익철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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