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삶은 살아있음을 이야기한다.

01 8월 흔들리며 삶은 살아있음을 이야기한다.

흔들리며 삶은 살아있음을 이야기한다.

가끔씩은 흔들려 보는거야 <박성철>

가끔씩은 흔들려 보는 거야.
흐르는 눈물을 애써 막을 필요는 없어
그냥 내 슬픔을 보여주는 거야
자신에게 숨길필요는 없어
……………………………………..
삶이 흔들리는 건
아직도 흘릴 눈물이 남았다는 건
내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니까
가끔씩은 흔들려보는 거야
하지만 허물어지면 안돼
지금 내게 기쁨이 없다고
모든 걸 포기 할 수는 없어
늦게 찾아 온 기쁨은 그 만큼 늦게 떠나가니까.

지난 일주일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그 사이에 꽃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바람이 불고 비 내리는 일주일동안 나의 마음도 몸도 갑자기 찾아 온 감기로 인하여 쇠잔해졌다.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제자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교수님. 안녕하셨어요. 교수님은 여전히 꼿꼿하시군요.” 그 말을 들은 날 나의 체온은 38도. 내 몸은 쓰러지면 안돼. 쓰러지면 안돼라고 나에게 외치고 있었다. 씩씩하다는 것은 그 만큼 그가 흔들리고 있고 그만큼 그가 외롭다는 것일 것이다.

소잔해진 감기와 함께한 일주일은 나를 들여다 보는 시간이었다. 퍽퍽해지는 시간들. 무엇을 향해 우리는 나아가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시집을 펼쳐보았다. 아무리 계량적 성과를 많이 내도 시 한번 읽을 여유가 없고 하늘 한번 올려다 볼 여유가 없다면 그 것은 어쨌든 잘못 잘고 있는 삶이란 생각이 들던 시간이었다.

박성철 시인의 시처럼 삶은 흔들리며 가는 것이고 흔들리지 않는 것은 공동묘지의 비석이나 할 일일 것이다. 오늘도 이리저리 흔들리는 이웃이여. 살아있음의 증거라는 것을 조용히 묵상하여 보자. 우리가 떠나도 묵묵히 버티고 서 있을 것 같은 이 빌딩도 나를 지켜주기 위하여 안 무너지기 위하여 묵묵히 오늘도 나와 함께 흔들리고 있으니까.

2015년 4월 6일
비내리고 목련이 흐드러진 남한산성 연구소에서
하카 김익철 배상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