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끄니 세상이 보인다.

01 8월 TV를 끄니 세상이 보인다.

2주전 일입니다.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운 부모들의 사례를 읽으며 메모를 하다가 자고 있는 일곱 살 동영과 다섯 살 동호를 쳐다보며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지금 이 아이들을 위해서 당장 실천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그 때 잡히는 것이 책과 TV였습니다.

훌륭한 가정교육이나 성공적인 사례의 바탕을 이루는 것이 독서였습니다. 그 어디에도 TV는 없었습니다.  사람들의 의식을 수동적 모드로 만들고 뇌의 성장을 방해하는 TV를 교육의 주요한 방법으로 이야기하는 사례를 본적인 없던 것입니다.

그날 나는 아내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음 주부터 평일에는 TV를 보지 말자고요. 합의를 보고 일방적이었지만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음주부터 TV를 평일에 보지 않을 것 이라고. 아이들은 의외로 무덤덤히 받아들였습니다. 놀랍게도 월요일부터 아이들은 전혀 투정도 하지 않고 TV를 오랫동안 안 보아온 아이들처럼 행동을 했습니다. 그날 나는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들들이 저녁시간에 아빠와 눈을 마주치기 시작했고 눈을 마주치며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는 것입니다.

TV가 가정을 파고드는 순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한 방향으로만 가기가 일쑤입니다. 가끔 아파트 건너편 베란다를 바라보면 느끼실 것입니다. 1층부터 15층까지 한 방향을 향하여 앉아있는 사람들의 침묵이란 퍼포먼스를.

월요일 그 저녁에 나는 일주일치의 눈 마주침과 대화를 한 느낌이었습니다.
소음과 잡담이 사라진 공간에 평화가 몰려 오고 진정으로 소중한 인연들에게 서로 집중하는 시간을 회복시켰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 저녁엔 아이들과 차에서 간이 오토 캠핑을 했습니다. 주섬 주섬 자기들의 배낭에 장난감과 읽을 책을 챙겨서 나의 차에 만든 침대에서 뒹굴면서 책을 읽고 노래도 듣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 일찍 근처의 벚꽃이 만개한 습지공원으로 이동을 해서 함께 공원을 거닐었습니다. 아이들이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또 하자고 보챕니다. 이번 주도 우리는 TV를 끄고 우리들의 눈빛을 맞추며 책을 읽고 캠핑을 하며 우리들의 자주적 삶을 찾아 살 것입니다.

그들의 놀이,그들의 정신없는 잡담에 우리의 인생을 맡겨 놓기엔 이 인생의 인연이 너무 소중하고 이 봄이 너무 짧기만합니다.

단 몇 일만이라도 TV를 꺼 보시길 권해봅니다. 아니면 단 몇 시간만이라도 TV를 꺼보시면 많은 기적을 느끼실 것입니다. 그 고요 속에 들어오는 길을 잃고 헤매이던 진실들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2009년 4월13일 김 익철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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